이블 위딘 2

이블위딘은 2014년에 발매된 TPS방식의 호러게임이다. 바이오하자드를 만들어서 유명해진 게임 프로듀서인 미카미 신지가 퇴사 후 새회사에서 만든 게임.  이 게임은 나에게 여러가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4년경 처음 플스4를 사서 딱히 할만한 타이틀이 없던 가운데 사서 한 게임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미장센이나 게임디자인이 상당히 취향이여서 플래티넘 딸때까지 열씨미 한 게임이기도 했다. 특히 이 게임의 플래티넘을 딸려면 최종난이도인 아쿠마 난이도를 깨야 하는데, 이 아쿠마 난이도가 주인공이 딱 한대만 맞으면 죽는다… 다크소울 급이라고 불리는 이 게임에서 진짜 이게 가능한가? 싶은 난이도였지만 또 하다보니 되긴 되더라.

이렇게 즐겁게 했던 이블위딘이, 2017년에 후속작이 나왔다. 평을 보자니 오픈월드(?)가 되었다고 하고 1보다 별로란 평도 있었지만, 여하튼 주인공의 차후 이야기도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할인할때 구매. 약간 마이너해서 그런지 할인도 자주하고 할인율도 높았다. 꽤 오래 플레이를 미루다가 이번달 좀 달려서 엔딩을 보게 되었다.

스토리

1편의 악몽에서 탈출한 주인공이 그 이후 전편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형사도 그만두고 술에 쩔어서 살아간다. 그 앞에 1편에서 같이 악몽속을 헤쳐나왔던 동료 키드먼이 나타나고.. 그 키드먼은 주인공에게 죽은줄 알았던 주인공의 딸이 사실 살아있고, 그 딸을 구출하기 위해 1편에 들어갔던 STEM시스템으로 다시 들어가길 제안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다시 악몽으로 뛰어든다.

처음에는 이 게임을 오픈월드 했다는게 어떻게 했지? 현실세계에서 돌아다니나?  했지만, 결국 1편과 같은 STEM 시스템이라는 비현실속으로 들어가서 그 안의 필드를 돌아다니게 된다. 오픈월드라고 하지만 그냥 각 챕터별로 한정되서 맵을 돌아다니게 되고 그 안에서 몇가지 서브 퀘스트가 있는 정도라서 반픈월드라고 하기에도 좀 부족한 느낌이다.

어차피 이블위딘 자체가 그렇게 오픈월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편이라서 이정도라면 나쁘지는 않은 느낌.

변화된 전투

1편이 다크소울 급이라는 평도 듣고, 적의 패턴, 무기사용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초반부터 끔살 당하기 일수 였지만, 그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히 쉬워졌다. 기본적으로 AI들이 상당히 멍청해서 우리를 잘 발견하지도 못하고 조금 달려서 벗어나면 그만두는걸 멈춰버린다. 기본 좀비들은 벽에서 숨어 암살하는 스킬이 개방되면 거의 총알없이 없앨수 있다. 긴장감이 상당히 내려가는 편.

매력없는 보스

1편의 경우, 굉장한 카리스마와 공포감을 줬던 보스들이 존재했다. 느리지만 지치지 않고 쫓아오던 더 키퍼. 최종보스지만 중간중간 나타나면서 압박하는 루빅. 나타날때마다 도망만 쳐야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자랑하던 로라. 거기다가 중간보스들 역시 상당한 난이도와 더불어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거기에 비해 2편의 보스들은… 처음 등장하던 전기톱 들고 달려들던 보스가 초반에 일반몸의 레벨로 격하되고, 그 이후 나오는 보스들은 인상도 희박하고, 실제로 약하다. 노말 난이도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보스전에 리트라이 한번도 없었으니 너무 약한것도 보스의 매력을 저하시키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 1편의 보스들이 재등장하던 씬이 가장 인상깊은 보스전이였다는  사람들이 많은거 보면..

평범해진 스토리

1편은 스토리텔링적으로 굉장히 불친절한 게임이다. 주인공은 비현실적인 상황에 던져지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게임이 끝날때까지 알수도 없고, 엔딩을 보고 나서도 어느것이 현실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이후 DLC가 출시되고, 뒷 설정들이 알려지게 된다. 거기에 반해서 2편은 이미 1편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주인공이 어디로 가고 무엇이 목적인지 명확한 상태에서 시작된다. 미스테리한 부분은 적의 정체가 무엇이고 이 상황이 왜 벌어졌냐는 건데, 실제 중반 이후에는 다 밝혀지는 부분이고, 마지막은 헐리우드식 가족극이 벌어지면서 마무리가 된다. 1편에 비하면 굉장히 평범해진 느낌이다. 

총평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가 있어서 초반평은 안좋았지만 꽤 오래 즐겼고 재밋게 했던 1편이였기에, 여러가지로 기대했던 2편이였지만, 기대보다는 못했던 속편이였다. 스토리부분에서 1편의 적이였던 루벤의 뒷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그 얘기는 쏙 사라지고 비밀조직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가버린 부분도 아쉬웠다. 다만 3편이 있을꺼라는 떡밥을 남기고 엔딩이 끝났는데, 아직 3편 제작에 대한 소식은 없다. 제작사에서 3편도 만들어줬으면 하는 희망을 가진다. 이왕이면 1편의 감독인 미카미 신지가 다시 감독을 해줬으면 하는 소망도..

12분(Twelve Minutes)

2021년 8월달에 발매된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발매 얼마전, 코지마히데오가 이 게임을 꽤 기대한다는 트윗을 날린걸 봤고, 거기에 붙어 있던 이미지가.. 아주 강하게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더우기 어드벤처 게임과 루프물은 둘다 좋아하는 장르이고.

과연 이건 무슨 상황일까..

발매와 XBOX GAMEPASS

가격은 스팀판 기준 27,000원. 가격은 약간 부담이라서 나중에 할인해보면 할까 하다가, XBOX 게임패스에 올라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확인해보니, PC판 게임패스에 발매일에 포함이 되 있는걸 발견했다. 처음 가입이니 1000원으로 게임패스를 가입하고 게임을 다운받아서 실행해 보았다.

불친절한 인터페이스 

게임은 탑뷰에서 이루어지는 클릭형 어드벤처. 제목대로 12분간의 시간을 계속 되풀이 하면서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화에 기반하고, 거의 아무런 힌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불친절한 게임으로 볼수 있다. 근래의 게임들은 플레이어들에게 가능한한 쉽게 풀어가게 하기 위한 장치를 많이 마련하는데 그런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평이 안좋아지는 면이 있다.

이야기의 진행

주인공이 퇴근을 하면서 돌아와서 부인과 식사를 하려하는 시간,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서 과거의 살인사건을 추궁하고 그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것을 반복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루프물의 궁극적 목적인 루프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를 목표(라고 생각하면서) 여러가지 행동을 하면서 게임을 진행해 나가게 된다.

불명확한 엔딩

다른 루프물들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왜 루프가 일어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시간을 돌이키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가고 진실(?)이 조금씩 밝혀질수록 점점 이야기가 미궁을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결국 논리적으로 완전한 진실이 드러나기 보다, 몇가지 엔딩에서 나오면 단서의 편린을 통해 진실을 추리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런 부분 역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부분이다. 실제 인터넷에 소감들 봐도 유저불친화성과 마지막의 엔딩에 거의 배신감을 느꼈다는 사람들 조차 꽤 있다.

결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불명확한 엔딩은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엔딩에서 나오는 몇가지 단서들로 이야기를 추리하는 과정자체를 꽤 즐거웠고, 8-9시간의 플레이시간으로 엔딩을 전부 볼수 있는 짧은 게임인 부분도 나쁘지 않았다. 풀프라이스로 산다고 하면 스팀기준 27,000원이니 가격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이런식의 어드벤처 게임은 시간이 좀 지나면 할인이 꽤 들어갈꺼기 때문에 흥미가 있다면 할인할때 사서 해보길 추천한다. 주변에 해본 사람이 있으면 얘기할 거리가 많아 지는 게임이다.

덤(XBOX GAME PASS)

덤으로 붙여보는, Xbox GamePass 사용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밀고 있는, 그리고 은근 지지받고 있는 게임구독 서비스. 실제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할만한 게임이 많지 않아서 한달 구독후 끊어버렸다. 엑스박스로 하면 좀 나을려나..이 서비스가 정말 잘 되려면 진짜 화제가 되는 AAA급 게임을 출시일에 바로 풀어버려야 할듯.

SOMA

꽤 예전에 보고 재밋을꺼 같아서 스팀에서 구매해놨던 게임 SOMA. 프릭셔널 게임즈라는 스웨덴 게임 제작사의 게임이다. 예전에 암네시아라는 이 회사의 공포게임을 잠시 플레이한적이 있었다. 한국에 팬이 많은지 게임이 출시되고 얼마 안있어 한글패치가 나왔고 그 수준또한 굉장히 높다2015년 작품이고, 내가 사 놨던것도 2017년 12월이니 사놓고 3년이나 지난 후에 엔딩을 본 셈이다. 그 전에 한번 플레이할려고 하다가 어지러워서 그만두었었는데, 이번에 몇가지 옵션을 손을 보면서 멀미가 없어져서 엔딩까지 달리게 되었다.

게임내의 이미지까지 한글화되어 있다. 퀼리티가 아주 좋다.

멀미를 없애준건, 60프레임고정, FOV조정(거의의미 없는듯), 마우스 반응 속도 조정. 세가지 였다. 마우스 속도 조정도 애매해서 엑박패드로 하면서 자동 조절된듯.

게임의 장르는 1인칭 어드벤처라고 볼 수 있다. 심해에서 이루어지는 호러 어드벤처. 전체적으로 퍼즐은 없고 약간의 추적 액션이 존재한다. 

주인공인 사이먼이 2015년에 뇌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뇌스캔을 받고 2104년의 심해의 연구시설이에서 깨어난다. 사이먼은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상황을 알게 된다.

인류는 외계에서 날라온 운석으로 멸망했고, 심해에 연구시설에 있던 사람들만 살아남은 상황. 그 와중에 특수물질인 구조젤과 연구시설을 관리하던 WAU라는 AI가 결합하여 미쳐서 괴물들이 출현하고 혼란이 된 상황이다. 사이먼과 정신만 살아 있는 캐서린 이라는 연구시설 사람이, 인류를 전자화해서 ARK라는 현실시뮬레이터에 넣어 우주로 발사하려는 계획을 실행하러 가는 이야기이다.

인간은 무엇이고 인간성은 무엇인가. 라는 고전 SF에서 많이 다루던 이야기가 주 주제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모두 멸망한 사회에서 우주에 떠있어서 데이터화된 인류가 시뮬레이션되어 존재하는 ARK가 과연 인류존속의 희망으로 볼수 있는가? 도 논쟁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육체가 없이 데이터만으로 존재하고 소수의 존재들이 우주에 떠나닌다고 해서 인간성을 보존했다고 볼수 있을지. 육체를 배제하고 인간을 얘기할수 있을지. 논쟁적인 주제라고 하기 보다는 인간의 정신만을 복제해서 오랜기간을 유지한다는 프로젝트 자체가 인간성을 유지하는 프로젝트의 유일한 방법으로 모두를 설득할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좀 의문이다.

비정상적 인간, 어두운 심연, 기괴한 이미지는 크툴루 스럽지만 실제로 코즈믹 호러스러운 분위기가 그렇게 나지는 않는 편이다

어찌보면 비슷한 주제를 가진 호라이즌 제로 던 에서 인류문명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육체를 보전하는 쪽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것을 볼때 주제를 위해서 약간은 무리한 시나리오를 전개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인간성이란 무엇이고 인간성의 보존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면서도 나름의 공포감으로 재미를 선사해 준다. 호러게임보다는 SF에 가깝고(실제 다루는 주제도 그렇고) SF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듯 하다.

만들어진 천국에서 인간성을 유지하고 행복을 찾을수 있을까

ㅣ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

타이틀. 두 사람. 그리고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

 게임의 여러가지 장르 중, 어드벤처는 한때는 메이저의 위치에 있었다. 내가 어릴적에는 ‘원숭의섬의 비밀’, ‘LOOM’ 같은 어드벤처 게임이 게임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존재했고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과거일뿐 지금의 어드벤처 게임은 마이너에 가깝다.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 는 FPS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어드벤처 게임은 나에게 있어서 심리적인 접근성이 꽤 낫다. 게임이란게 다들 어느정도의 난이도라는게 존재하고, 근래에 들어서는 높은 난이도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 되는 소울류 게임들도 나타난다. 유명한 AAA급 게임들은 그만큼의 플레이시간을 들여야 하는 면도 있고 시스템을 익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 자체가 꽤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어드벤처라는 장르로 분류가 되었다면, 퍼즐과 스토리를 따라가는 경우 말고 크게 스트레스를 주는 장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작을 못해서 죽는다거나 레벨업 노가다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게 없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한글화가 되있다면 더욱 그렇다. ‘에브리바디 곤 투더 랩처’ 역시 한글화가 되어 있어서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PSN무료게임으로 나와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이 게임의 시작은 해가 지는 어느 마을, 천문대 앞에서 시작된다. 제목과 같이 모두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마을. 빛을 따라가면 하나씩 과거에 있던 일들이 빛으로 재구성되어서 나타난다. 이 빛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가는 게임이다.

사람은 없고 보이는 것은 빛의 잔영 뿐. 모여있는 빛을 쫓아가면 이벤트가 발생한다.

어떠한 실험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 마을에 일어난 일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 ‘미스트’나 한정된 마을의 좀비사태를 다른 영화들이 떠오른다.

전체적으로 영상미와 사운드, 그리고 성우들의 열연이 아주 돋보인다. 여러 게임대회에서 사운드 관련 과 영상관련에서 상을 탔고, 스토리에 대해 좋은 평이 많다. 사실 스토리 자체로 좋은 평을 주기는 애매하다고 보지만, 전체적인 사람들의 인간관계의 연출과 설명은 뛰어나다.

빛의 잔영과 목소리로만 나타나는 과거 사람들의 모습..아름다운 배경묘사와 성우들의 열연은 돋보인다. 

모두가 사라진 마을. 무슨일이 일어났는가를 조용하게 따라가는 이야기지만, 결국은 작은 마을에서 이 마을을 떠난 사람이 외부인을 데리고 돌아오면서 불거지는 갈등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모두의 마음속에 어떤 마음이 있었는가

과연 이것을 게임이라고 할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기본적인 성취감이나 퍼즐풀이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길찾기가 대부분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텍스트어드벤처도 그런게 많으니 조작이 가능하면 게임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기후, 시간등을 영상으로 나타내는 연출과 화면은 아주 아름답다.

플레이 하면서  불만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스토리 – 열린 결말이나 플레이어의 상상에 맡긴다고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설정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 가 첫번째고, 두번째로는 게임 UI가 너무나 비친화적인 부분이라는 점이다.

특히 게임의 전반적 시스템의 경우, 실제 아무런 시스템이나 옵션이 없다시피 하기에 진행을 하는데 꽤 문제가 많다. 사실 게임이 길찾거나 이벤트를 보는데서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건 시스템적인 보완이 안되었기 때문이 크다. 기본적인 미니맵조차 제공하지 않아서 실제 길에 있는 맵을 보고 다녀야 하는데, 내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기가 쉽지 않다. 90년대 게임도 아니고 일부러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 편의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트로피를 따는 업적역시, 다른 이벤트를 하기 전에 라디오를 다 듣는다거나, 어떤 아이템을 발견했을때 알수가 없다거나 하는 부분들이 무리하게 만든 업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거의 모든것을 알아서 기록해서 파고들지 않는 한 달성하기 힘든것들을 만들어 놓았다. 어떤 기록이나 그래피티를 보는 업적달성이 있지만 내가 그 것을 봤는지 알수도 없게 되어 있어 트로피가 따지기 전까지 제대로 해왔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게임의 평이 상당히 좋은건 연출이나 그래픽이 좋기도 하지만 인디게임에 가까운 소규모 제작사의 게임이기 때문에 좋은 평을 해준면도 있어 보인다.

조용한 분위기, 열려져 있는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번 플레이볼만 하겠지만.. 너무 불편한 UI때문에 모두에게 추천하기에는 애매한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이게임 최대의 미스테리는 역시..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지 않을까 한다. 해외 사이트 찾아보면 꽤 여러가지 예측이 있지만 제작사는 입을 다물고 있는듯.

이걸 보고 있는 ‘나’는 누구?

에디스 피치의 유산(What Remains of Edith Finch)

에디스 피치의 유산은 2017년에 나온 어드벤처 게임이다. 꽤 평이 좋다고 듣고 있어서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PSN에서 무료게임으로 풀려서 해보게 되었다.

저주받은 일족과 거대한 집에 관한 이야기를 1인칭 어드벤처의 형식을 빌려서 풀어나간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에거드 엘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이나, 러브크래프트의 벽속의 쥐, 그리고 스티븐 킹의 예루살렘 롯같은 소설들이 꽤나 연상된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에디스 피치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예전의 사건으로 집을 버리고 떠난 후 어떤 이유로 다시 돌아와서 집안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아내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나, 텍스트들이 그래픽적으로 배치되고, 분위기나 사운드의 효과적 사용등, 뛰어난 연출력을 보인다. 이야기는, 에디스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의 유산인 열쇠를 이용하여 잠겨져 있던 통로들을 이용해서 집을 돌아보면서 가족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가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거의 아무런 설명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꽤 몰입하게 된다.

텍스트가 화면에서 흘러나오는듯한 연출은 참신하면서도 효과적이다
가족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의 방을 가지고 있고 그 방들은 디테일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

하나하나 숨겨져 있던 방을 찾아내면서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플레이어는 궁금해 할수 밖에 없게 된다. 명확한것은 피치가의 사람들에게는 계속 불행한 무언가가 닥쳤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저주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실제 저주를 받았다고는 하나 피치가는 또 상당한 부를 이룬것도 같다. 보통의 이야기에서 저주는 보통 다른 혜택과 함께 계약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피치가에게 저주가 있었다면, 뭔가 다른 특별한 능력이 존재한것일 수도 있다.

게임에서 보여주는것을 모두 현실이거나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가정한다면 핀치 가문은 어떤 종류의 정신감응적인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빠른 죽음을 맞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주인공인 에디스 역시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으나, 남겨져 있는 글을 – 그것도 정확한 상황이 써 있지도 않은 글을 – 보는 것 만으로 과거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낼수 있다는 점에서 핀치가문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수 있다. 몰리는 식인괴물이 되서 사람을 잡아먹고, 바바라는 괴물들에게 잡아먹혔으며, 거스 핀치가 태풍을 연으로 태풍을 부르고, 그레고리는 염동력으로 물을 틀어 죽게 되었다는게 진실일 가능성.

반대로 게임에서 보여주는건 그냥 에디스의 상상이고, 재수없는 한 가문의 다사다난한 사고라는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사실 그렇게만 보기에도 이 가문에 너무 많은 사건사고와 죽임이 있어서 저주라고밖에는 볼 수 없을듯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 어느것이 맞는지 불명확하면서 둘다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과, 큰 저택이 나온다는 점에서 ‘괭이갈매기 울적에’가 약간 생각나기도 한다.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특성탓에 어찌보면 게임스러운 부분은 좀 부족하지만, 분위기나 연출은 아주 맘에 들은 게임이다. 호평을 받은 시나리오는 좋기도 하고 생각해볼 여지를 많이 남긴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좀 더 명확하게 하는게 내 좋지 않았을까. 단서들도 더 늘어놓고, 마지막에 에디스 할머니의 뭔가 저주와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명확하게 해주면 어땠을지… 하지만 이 가문의 이야기를 보면 딱히 저주에 대해 혜택을 받는게 별로 없는듯.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반전인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크게 반전적인 요소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중간에 알아차려서 그런면도 있겠지만.

어드벤처 게임과 고딕호러적인 느낌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