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는 여러 장르가 있지만 일본에서 거의 만들어지고 발전된 장르가 하나 있는게, 텍스트 어드벤처 라는 장르다. 기본적으로 어드벤처 물의 기본인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단서를 찾고, 퍼즐을 푸는 정도의 구조로 되어 있다. 이름에 걸맞게 이 모든게 단지 텍스트와 화면에 있는 그림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창기에는 그래픽이나 데이터의 처리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졌다고 보이지만, 그 역사가 이제 몇십년이 되다보니 이제 명확한 하나의 장르이다. 주로 일본쪽 성인물에서 많이 쓰이지만.. 사실 시나리오 라이터, 일러스트레이터가 있으면 어느정도 만들어 낼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제작비가 절감되는 쪽이고, 좋은 시나리오가 있을 경우 대박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그럼 게임들중 1990년도 후반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임인 ‘이 세상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유노'(이하 유노)가 있었다. 명작이라는 말만 듣고 이식되는걸 보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기억의 어딘가에 묻혀져 있던 게임인데, 약간은 뜬금없이 PS4로 이식되었고, 더구나 한글화까지 되어서 장바구니에 넣어 놓고 있었다. 사실 대 한글화 시대라고 하지만 어찌보면 이런 마이너한 게임들 까지 한글화가 되는걸 보고 있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이 오덕들의 숫자와 구매력은 생각보다 높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여하튼, 이런 게임의 특성상 굉장히 할인을 잘 안하는데 발매후 2년도 넘게 지나서 할인을 하길래 구매 후 플레이 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일본식의 텍스트 어드벤처이다. 그림이 나오고 글이 나오는 형식. 약간은 다르게 포인트 클릭적인 면을 적용되어 있다. 텍스트 어드벤처는 기본적으로 멀티 엔딩 형식이 많고 선택에 따라서 시나리오가 바뀌게 디자인되어 있다. 어찌보면 현실하고는 상관없는 이런 설정을, 시간여행이 가능한 보옥이라는 장치를 넣음으로 납득가게 만들어놓았다.
솔직히 플레이 하면서 느낀 가장 큰 감상은… 낡았다는 점이다. 96년. 벌써 25년은 전의 게임이다. 어찌보면 플레이하면서 90년대의 감성은 이랬구나.. 시대가 참 많이 변했구나 이런 느낌을 받을수 있는게 장점일 수도 있겠다. 시간을 넘나드는 루프물의 설정과 시스템은, 90년대 후반에는 몰라도 지금 와서는 꽤 흔한 얘기가 되어 버린것도 문제중 하나일 것이다. 주인공 자체가 요즘은 거의 볼수 없는 막나가는 에로 고교생인데…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이런 설정을 어떻게 쉽게 받아들였나 신기할정도로 컬쳐쇼크 적이다. 그 시대에 했으면 괜찮았을까? 지금 하기에는 전체적 상황이나 대사가 시나리오 진행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어색하다. 원작이 19금이여서 인지 뜬금없는 19금 설정들도 좀 그런편이고. 그 19금들도 근친스러운 설정들이여서 더 꺼려지는 면도 있다.
예전부터 꽤 기대를 했었던 게임인데, 클리어한 느낌은 여러가지로 아쉬웠다. 그건 내가 나이를 들고 변해서 인지, 그렇지 않다면 게임이 너무 예전에 나와서 인지 알수는 없지만, 이제 90년대의 일본감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어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