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96), 태권도 심사, P의 거짓과 호포웨

다리도 회복을 한겸 오랜만에 헌혈을 했다. 100번이 눈앞이다. 헌혈 기념품으로 다이소 상품권이 나오는건 처음인데 꽤 만족스럽니다.

둘째의 태권도 공개 심사.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려 좀 당황했다. 어릴때 생각해보면 짧은 편이지만.. 확실히 어릴때 보다 운동은 그렇게 강하게 하지 않는듯 하다.

P의 거짓을 3회차로 마무리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놓아놓았던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하기 시작하니 또 계속 하게 되는데.. 에일로이 외모가 생각보다 좀 플레이 하는데 걸린다.

부활한 로봇액션 – 아머드코어6 –

플래까지 프레이타임 63시간

 

플스1 시절부터 나름의 유명세를 가졌던 로봇액션게임 아머드코어. 플2때 잠깐 하다가 조작에 적응못하고 때려친후,  처음 제대로 접한 아머드코어. 플래티넘까지 63시간 걸렸다.

버츄얼온이라던가 등 로봇액션물을 꽤 재밋게 했지만, 제대로 만드는게 쉽지 않은지, 근래에 로봇액션물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고, 전통의 스리즈의 부활이라 꽤 즐겁게 플레이 했다. 기본적으로 로봇셋팅의 재미와 액션이 같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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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2각, 어깨 쌍니들, 짐버맨샷건, 플라즈마 라이플 셋팅.

로봇뽕으로 말하면 치사량에 가깝다. 로봇물로서는 진짜 뽕차는 연출들이 가득. 로봇1:1, 거대로봇과의 대결, 압도적으로 거대한 적의 출현, 거대 전함과의 함대전 등등.. 예전 플1,2때 도 비슷한 연출들이 있었지만, 거친 그래픽으로 실감되지 않던게 멋진 그래픽으로 만들어지는 연출이 감동적일 정도다.

대기권 밖에서의 1:1 배틀.

예전에 잠깐 했을때 조작에 적응못했었는데, 이번작은 조작이 꽤 직관적으로 바뀌었다. 물론 기체에 따란 조작적응은 필요하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편.

컨텐츠가 상당히 부족한게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은 미션제로 이루어지고, 회차를 돈다고 해서 그 미션이 더 많이 어려워지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새로운 미션이 나타나거나 원래 있던 미션이 좀 달라지는 방식이다. 한번 했던 미션의 난이도는 거의 그대로이고, 회차를 돌수록 유저의 업그레이드, 머신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므로, 개개인이 머신 셋팅 바꿔서 돌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딱히 회차를 많이 돌 성취감도 이유도 크게 안느껴진다. 진엔딩을 보려면 3회차를 돌아야 하는데, 3회차 이후 플래를 위해 전미션 S랭작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할게 없음.

거기서 더 아쉬워 지는게 PvsP. 원래 PvsP위주의 게임이 아니라고는 하나, 충분히 PvsP로 큰 컨텐츠를 만들수 있을꺼 같은데. 랭크도 없고, 1:다, 여러 다양한 팀전도 만들려면 만들수 있는거 같은데 없다는건 많이 아쉽다. PvsP만 더 잘 만들었어도 훨씬 오래 즐길수 있을텐데..그 외에도 협력미션이나 여러가지 네트워크적인면을 살릴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무것도 없다.

생각보다 셋팅만 잡히면 그렇게 어려운 게임은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특정 셋팅이 강요되는 면이 조금 있다. 너무 근접적 위주로 플레이 하게 되는 점은 좀 아쉽. 경략, 쌍니들, 짐버맨 샷건을 장비한 이후 모든 미션을 거의 같은 셋팅으로 밀어버릴수가 있었다.

그래도 현재 SF, 로봇물과 관련된 게임으로는 가장 탑레벨의 게임.로봇물 좋아하시면 꼭 추천하고 싶은 게임.

최후의 결전

데쓰 앤드 리퀘스트2

가끔 한번씩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오덕향의 게임. 데쓰앤리퀘스트. 1,2가 있는데 2가 9월 구독제에서 내려온다길래 찍먹 한번 해볼려고 시작했다.

제목부터 풍겨나오는 중2병의 향기가 가득하지만.. 뭐 원래 그러려니 하고 항마력을 올리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학대받던 주인공이 친족살해를 벌이고 헤어진 동생을 찾아서 어딘가 해외에 있는 기숙사에 들어가서 미스테리를 풀어간다는 내용. 나름 다크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약간의 고어한 이미지를 풍기면서 공포물의 느낌을 주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캐릭터들이 평소에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흑화하면서, 웃으며 살인하는 그럼 뻔한 클리쉐적인 구조이지만.

대화를 하고 이벤트와 CG를 보는 오전 파트와 밤의 도시를 탐험하고 전투하는 오후 파트로 나눠어져 있다. 오전 파트의 대화모습은 전형적 2d 텍스트어드벤처고 딱히 선택에 따른 분기같은건 없이 시나리오만 진행하면 된다. 나름 메인인 오후 탐험 전투파트는 그냥그냥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그래픽 레벨은 내가 2023년에 ps5로 이런걸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그래픽. 이 스리즈와 제작자의 팬이 아니면 정가주고 살 물건은 아니다. 물론 오덕계열의 미소녀(솔직히 3d모델링을 봐서 이 게임을 일반적 미소녀 게임이라고 할수 있나 모르겠다) 게임 취향의 유저라면 딱히 다른 선택지도 많지 않으니..

필드그래픽 레벨이… 그나마 사진은 잘 찍혔네

초반에는 막 하게 되도 뒤로 갈수록 나름 생각하고 상성을 맞춰서 전투를 하지 않으면 금방 전멸할수도 있어서 신경을 좀 써야 한다. 시나리오 자체도 조금 궁금하고 해서 나름 열심히 해서 플래티넘 까지 땄다. 스토리는 1편과 이어져서 1편을 해봐야 제대로 이해가 될듯 하나, 기본적으로는 현실이 아닌 세계의 이야기라고 봐야 할듯 하다. 마지막 복선을 보면 3편이 나올꺼 같긴한데.

커맨드 선택방식의 전투

구독제에서 내려간다니 급히 해보긴 했지만 누구에게 추천할 만한 물건은 아니다.. 일본의 게임제작사들을 보면 윗급과 하급의 차이가 너무 커서 신기랑 정도다.

데쓰 루프 – 끝없는 순환

디스아너드라는 꽤 히트한 게임을 만든 제작사로 유명한 아케인 스튜디오 에서 만든 게임이다. 평은 꽤 좋아서 해보고 싶었는데, 9월달 구독제에서 빠진다고 하여 플레이를 시작했다.

게임 내용은 제목처럼 루프물. 기억을 읽고 깨어난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쫓아오는 적을 피하면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루프를 어떻게 끊을지를 계속해서 찾는 어드벤처+슈팅 FPS. 전체적으로 볼때 는 슈팅 쪽 보다는 어드벤처 쪽의 이야기가 강하다.

나중에 밝혀지는 게임의 스토리는, 어떠한 실험으로 시간을 계속 되돌릴수 있는 지역 및 기술이 생겨서 부자들과 능력자들을 모아 그 섬에서 영원히 지낸다는 이야기. 근데 원래 의도인지 오류인지, 기억을 잃어버리고 영원히 하루를 산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수 없는 이야기다.

하루를 루프하는 것으로, 오전,정오,오후,밤을 시간챕터로 나누어서 플레이한다. 하루가 지나면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만, 무기나 능력은 유지할수 있어서 뒤로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어서 플레이는 점점 편해진다. 처음에는 일반인이지만 뒤로 갈수록 특수능력을 얻게 되어 초능력자가 되어 가는데 이런 부분은 디스아너드가 많이 생각나게 된다.

4구간을 4시간대에 따라 탐험하게 된다.

루프물이라서 계속 같은 맵들을 반복 플레이 해야 하나, 새로 얻는 정보들 덕에 묘하게 반복된다는 느낌보다는 계속 새로운 곳을 가게 되는 면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게임 디자인은 상당히 잘한 편이다.

이 게임 최대의 문제는 버그인데, 출시된지 꽤 된 상황에서 중간에 게임이 멈추는 버그같은 진행불가 버그가 남아 있다는건 이해하기 힘들 정도. 더우기 게임 자체가 중간 세이브가 없는 상황에서 중간에 버그걸려 멈추면 상당히 열받는다.

그래도 꽤 즐겁게 플래티넘 까지 해서 속편이 나오면 꽤 기대가 된다. 문제는 아케인 스튜디오가 2023년 게임패스 독점으로 내놓은 레드폴이 희대의 망작이 되어 버려서 과연 다음 작품이 잘 나올수 있을지 의문.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던 황우석 교수 사태. 수의사로서, 그리고 간접적으로 알던 사람들도 엮여 있어서 더 관심이 갔지만, 사건을 명확하게는 파악을 못했던 사건이였다. 워낙 복잡하기도 했고. 근데 이 사건을 다룬 다큐가 넷플릭스에 나와서 보게 되었다.

원제는 킹오브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이라는 부제는 한국에서 끼워넣은듯 하다.

다큐의 시작은 황우석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부터 시작된다. 놀라는 사람들도 꽤 많을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미 사기꾼으로 결론이 나고 몰락했을것이라고 생각한 황우석이라는 사람이 생각보다 멀쩡하게 사업도, 연구도 하면서 지내고 있는것이다. 거기다가 그 후원자는 그 유명한 만수르. UAE에서 낙타 클론 사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다큐의 초반, 꽤 많은 부분을 클로닝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한다. 이건 다큐 감독이 한국인이 아니여서, 그리고 황우석이 현재 주로 하는 일 자체가 클로닝이기 때문에, 클로닝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들을 다큐안에 넣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큐의 중반정도 까지도 클로닝에 대한 황우석의 옹호, 그리고 클로닝을 시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오다가, 드디어  황우석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맨 처음 나오는 것은 PD수첩에서 처음 고발했던 난자채취의 윤리성에 대한 문제. 여기서 내부고발자로 유명한 류모교수도 나오는데, 여러가지로 분노에 차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PD수첩은 이 보도 이후에도 많은 비난을 받게 되는데, 그 당시 황우석의 줄기세포 연구가 진짜였다면 그 과학적 진보는 굉장했을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한들, 연구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어느정도의 컨센서스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고발 기사를 쓴 해외 기자도 나오는데, 외국에서도 본인의 기사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하는거 보면, 해외의 분위기도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큐에서는 윤리적 문제가 가장 큰 큰 분량으로 다루어 진다.

그후 이어지는 주제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에 관한 이야기가 다뤄진다. 정말로 잘 되었다면 의료계의 혁신이 될 수도 있었을 기술. 그리고 한국사회에서의 황우석 광풍에 대한 묘사들

돌이켜 보면.. 정말 광기였다

다큐의 마지막 30분에 와서야 황우석의 몰락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은 1차 PD수첩 보도. 그리고 그때 PD수첩에서 다룬 난자기증에 대한 윤리적 보다와 내부고발자인 류교수의 이야기. 논문 조작이 밝혀지고 줄기세포 자체가 없었다는 이야기. 이 부분은 꽤 불만스러운게, 너무 짧게 지나간다. 그때의 사건을 겪었던 입장에서, PD수첩과 난자 제공의 윤리적 문제보다, 논문조작쪽이 훨씬 큰 사건이였고, 그 이후 검찰조사로 줄기세포 자체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온것이 아예 황우석이 재기하지 못하게 해버린 결정타 였기 때문이다. 이 다큐에서 황우석의 몰락에 대해 다룬다면, 논문조작과 줄기세포에 대한 거짓말을 더 크게 다뤘어야 한다고 본다. 이부분은 한국인이 아니고, 과학자가 아닌 감독의 시각 자체가 실험윤리나, 클로닝의 윤리적인 부분에 더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난 확신한다. 그때 줄기세포가 1개라도 실제 존재했다면, 황우석은 분명히 살아나고 모든 죄를 용서받았을 것이다.

다큐의 거의 마지막 부분. 황우석의 말은 인상깊다. 다시 선택해도 똑같은 길을 걷겠다는 이야기. 본인은 생명공학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한거 같지만, 솔직히 그걸 보면서 ‘또 논문조작하고 실험결과 사기치겠다는건가?’ 라는 생각만 들었다. 감독이 클로닝에 우호적이여서 황우석에게도 좀 우호적인 스탠스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큐의 마지막은 다시 클로닝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간다. 감독은 클로닝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으로 보인다. 윤리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하나, 반대쪽 입장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클로닝에 대한 반대 입장보다는 클로닝에 대해 설명을 잘 하겠다는 식이다.

또 조작하겠단 얘긴가?

마지막의 맘모스 복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생명을 바치니, 꿈이 이루어지니 하다가 뜬금없이 남북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걸 보고.. 아 사람은 참 바뀌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 사람의 세계는 2005년, 호랑이 복제해서 통일을 주도하는 국가적 영웅이 될뻔 했던 그 시대에 멈춰 있구나. 자기가 또 그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또 받아올려주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거 같았다. 그 역시 결과만 추구하는 한국사회의 자화상이였을 것이다.

맘모스 복제얘기하면서 뭔소리를 하는건지 원

다큐의 제목은 황우석의 몰락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황우석의 몰락은 너무 적게 다루고 클로닝의 윤리적 문제, 황우석의 이야기에 너무 많은 분량이 들어가 있다. 원제에 황우석의 H도 없는거 보면 한국쪽에서 억지로 넣은 제목같기도 하고 그게 이 다큐의 방향성이 이렇게 흘러가는 이유인듯 하다. 황우석의 몰락은 줄기세포연구와 훨씬 관련이 깊은데, 클로닝 얘기와 난자제공의 윤리적 문제 얘기만 하다가 논문조작과 줄기세포조작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를 많는다. 실제 황우석을 거대한 대국민 사기극의 주인공으로 보는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좀 더 황우석이 잘못한 것을 까고 한국사회의 광기의 소용돌이를 보여줬으면 했을것인데, 다큐의 방향성이 그렇지 않아서 한국에서의 평은 그다지 좋지 않다. 우리나라의 그 상황을 겪지 않은 해외 사람들에게도 황우석이 무슨일을 했나 제대로 전달되었을지도 좀 의문이다.

이 다큐 이후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다큐로 파생된 유튭 영상들에 달린 댓글들이 황우석에 대한 우호적인 댓글이 많다는 점이다. 내 입장에서는, 그 수많은 일들과 방송과 인터뷰들이 나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건의 주요내용에는 대부분 관심이 없고, 결론만을 원한다는걸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다큐 자체도 기술적인 부분을 너무나 쉽게 넘어가기도 했는것도 원인이겠지만. 아직도 황우석이 재연했으면 되었다고 생각하는 댓글 – 그 사건 이후 얼마가 지났는데 아직도 못했으면 안되는거라는걸 이해를 못하는건가 – 이나, 만수르가 인정한거 보면 기술력은 있다 던가, 황우석은 기술이 대단하고 뛰어났는데, 윤리문제와 질투심 때문에 몰락했다는 식의 댓글을 보고 있으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정말로 황우석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황우석을 좋아하는걸까. 그때의 황우석 사태가 한국에 준 교훈같은건 제로에 가까운듯 하다. 

더 플래시

더 플래시

마블과 다르게 여러가지 면에서 욕을 먹던 DC가 제대로 만들었다는 평이 나오던 더 플래시를 보고 왔다. 영화는 잘 뽑혔다는 평이 있었지만, 주인공인 애즈라 밀러가 범죄자가 되는 바람에 개봉이 어렵지 않나 하는 얘기가 돌았지만 어찌되었건 개봉이 된 영화. 플래시가 시간여행을 할수 있게 되는것을 알게 되면서 과거로 돌아가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을 다룬, 히어로물과 시간여행이 합쳐진 이야기다.

히어로물의 관점

히어로물로서는 꽤 잘 빠졌다. 플래시 자체가 좀 미완성된 히어로의 느낌이다 보니 나머지 히어로들의 캐릭터들이 중요한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액션과 캐릭터가 꽤 잘 살아난다. 슈퍼걸은 모두가 다시 꼭 등장하기를 원하고, 배트맨도 이때까지의 배트맨 영화와 비교해서도 연출이 좋다. 솔직히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닌가 할 정도로 메인. 주인공인 플래시의 성장도 개연성있게 다뤄지는데..  엔딩이 다 망치는 느낌이..

배트맨도 나오고 슈퍼걸도 나오고 캐릭터도 좋고

시간여행물로서

시간여행을 다룬 다른 영화에서와 거의 비슷하게, 시간여행 능력을 얻은 주인공이 자신의 바꾸고 싶던 과거를 바꾸기 위해서 건드린 과거의 파편이 현재를 꼬아버리면서 그걸 다시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에는 나비효과로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시간선이 하나가 아니라 과거를 변화시키면서 멀티버스로 세계가 갈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멀티버스는 시간여행을 다룰때 꽤나 편리한 장치다. 작은 변화가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설정도, 동일인의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는것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문제도 쉽게 해결해준다. 하지만 멀티버스설정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데, 결국 과거를 바꾸는건 나의 세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상의 많은 시간여행이야기들이 과거를 바꾸다가 많은 것을 망치고 결국은 자신을 희생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는 식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멀티버스가 되버리면 시간여행 자체가 나의 세상에 영향을 못끼치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멀티버스 이야기는 나의 세계에 다른 차원의 사람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주인공은 의미없는 떠돌이 해결사가 될 뿐이니.) 이 영화에서 약간 아쉬운건, 멀티버스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는 점이다. 물론 배트맨이 설명을 해주고, 이미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히어로물에서 많이 다뤄줘서 크게 설명은 필요없지만, 후반부에 가서 갑자기 등장하는 변곡점 개념이 그 앞에서는 설명이 안되고 있다. 보통 과거를 바꿔어서 차원이 나눠지지만 그럴때 많이 등장하는 개념이, 어떤 큰 사건으로 인해 차원이나 시간선이 나눠고 작은 사건들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트맨은 그냥 어떤 포인트가 있어서 갈라진다는 식의 이야기만 하고 넘어가는데, 후반부에 시간여행에서 자주 다뤄지는 루프(계속 과거로 돌아가서 빙빙도는)가 일어나게 되면서, 어떠한 사건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걸 알게 된다. 여기서 또다시 시간여행물에서 자주 쓰이는 타임패러독스(시간여행이 일어나야만 미래가 결정되는데, 그 미래가 결정되기 위해서는 미래에서 과거로 와야만 하는, 일의 선후관계가 뒤바뀌는 경우. 대표적으로 터미네이터)까지 적용시켜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대표적 타임패러독스와 변하지 않는 운명의 이야기. 터미네이터1. 루프물의 성향도 가지고 있다.

여기까지 와버리면 멀티버스와 같은 차원에서 동일인물들이 어디까지 존재할수 있는지(이 영화의 경우 중간에 무수한 루프를 하게 된다면, 무수하게 많은 플래시들이 존재하는 경우까지 나타날수 있을듯 한데) 그리고, 과연 그 차원에서의 내가 죽는다고 내가 죽는건지.. 이 방식의 해결은 진짜 무리수라고 느낀게, 급박한 상황이라 넘어갔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이때까지의 시간여행 이론과 앞뒤가 안맞아지는게 아닌가.

제복부터 루프물이라는걸 보여주는 시간여행영화 루퍼. 꽤 재밋다. 플래시 마지막의 루프는 이 영화가 떠올랐다.

뭐 그렇게 얘기하면 결국 마지막의 그 행동으로 인한 여파도 지금까지의 영화전체랑은 완전히 말이 안되는 행동이니. 결론적으로 시간여행물로서의 플래시는, 수많은 시간여행물들에서 쓰인 수많은 장치들은 다 가져다 쓰면서 앞뒤가 좀 안맞긴 하지만 그래도 잘 섞어놓은 편이고, 그 많은 장치들을 다 따지만 앞뒤가 꽤 안맞긴 하지만.. 그래도 히어로물이니 이정도로 넘어가자. 정도라고 할수 있다.

볼만하지만..

히어로물로는 잘 만든편이고, 시간여행을 다룬 이야기로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편이였지만, 마지막의 엔딩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좀 크다. 주연배우인 에즈라 밀러의 문제와 엔딩의 문제 때문인지 평가가 좀 낮아지고 있고 흥행도 생각보다는 잘 안되고 있다고 한다. 감독이 무슨 의도로 엔딩을 이렇게 했는지 의문이 일어날 지경. 그래도 근래에 나온 DCEU 영화중은 제일 괜찮은 편이라서 이쪽을 좋아한다면 볼만하다고 생각된다. 이게 새로운 DCEU의 시작이 될지는 알수 없지만.

더 플래쉬

더 플래쉬

DC의 마지막희망이라는, 잘 뽑혔다고 하는 히어로 영화 더 플래쉬를 보고 왔다. 메인 주제는 시간여행과 멀티버스고 히어로 영화로는 은근 잘 뽑혔지만, 시간여행 SF로 보면 좀 애매하다. 엔딩때문에 말은 좀 많은듯.

스트리스파이터6. 마농으로 골드를 찍었다. 잡기캐가 나랑 맞는건가.

생일파티와 펄프픽션

생일파티

장인어른 생일파티로 처가에 갔다왔다. 크게 일은 없었지만.. 꽤나 피곤했다. 아무래도 헌혈의 여파인듯. 헌혈하면 이틀 정도는 상당히 피곤하다. 나이의 영향인지. 둘쨰에게 잘못한 것을 얘기하면서 훈육을 할 일이 있었는데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잘못한것을 얘기해도 자신의 기분이 먼저라고 생각하는걸 보면 어른이 되어도 저런 사람들은 아이상태로 머물러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펄프픽션

처가에 넷플릭스 셋팅을 하다가 여인의향기 탱고신이 보고 싶어서 잠깐 봤다. 별거 아닌 장면이고 다 아는 장면인데도 뭔가 아련한 감성이 몰려왔다. 춤추는 장면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펄프픽션의 그 트위스트 장면이 보고 싶어져서 검색을 해보니, 넷플릭스에는 없고 웨이브에 있어서 보기 시작했다. 2시간 반짜리 영화라 이걸 언제 보나 했는데 핸드폰으로도 보고 하다보니 어느새 다 봤다. 재밋는건 진짜 시나리오가 기억이 하나도 안났다는 점. 맨 처음에 강도씬이 마지막 씬이라는거 외에는 내용전개가 이렇게 기억이 안난다는게 더 신기했다. 안보고 밀어놨던 영화들 좀 봐야 하는데.

프로스트와 베타(로저 젤라즈니)

로저 젤라즈니

내가 좋아하는 SF작가중 로저 젤라즈니 라는 사람이 있다. 나무위키링크 신들의 사회라는 소설을 읽고 완전 팬이 된 경우인데, 대부분의 한국 SF들이 그렇듯, 초판을 사지 못하면 대부분 절판이 되어서 책을 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언제나 재판이나 ebook으로 나오나 한번씩 검색해 보는데.. 그 탓인지 알라딘에서 갑자기 알림 메일이 왔다.

로저젤라즈의 명작 단편으로 꼽히는 ‘프로스트와 베타’를 펀딩해서 재판하는데 참여하겠냐는 메일. 이제 팬들의 펀딩으로 책이 재판되는 시대가 되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참여를 하고 난후.. 생각을 해보니 조금 머리가 복잡해졌다.

분명히 난 이책을 읽은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집에 있는 젤라즈니 책들에는 이 책은 없는 상황. 그래서 ‘프로스트와 베타’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중단편집의 2002년과 2006년 판본에는 포함이 되어 있고 이후 재판에서는 빠졌다고 한다(왜?). 여하튼 이 책은 집에 있어서 확인해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판본에는 ‘프로스트와 베타’가 들어있었다. 그래, 분명 읽은 기억이 있다. 제목은.

다시 읽기

다시 읽어본 ‘프로스트와 베타’는 역시나 명작이였다. 요즘 같이 AI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시대에, AI와 인간성에 대한 고찰은 사람들의 흥미를 더 끌만하다. 그런데 정말 읽은데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중단편집을 다시 읽고 있는데 진짜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다. 제목으로 쓰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꽤 기억이 나는 편이지만.

재판은 안될려나

중단편집도 좋지만, 역시나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가 재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고판들도 가격이 너무나 높은 상태인게 아쉽다. 내가 왜 예전에 번역된 책들을 안사고 넘겼을까.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