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에반게리온 이라는 애니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할 말이 많다. 여러가지 애니들에 대해 반응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다른 창작물 보다 좀 더 꽂혀 있다는걸 느끼게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많은 대표작들이 있지만, 건담이나 마크로스 같은 물건들은 동시대에서 거쳐갔다는 느낌이 적지만, 고등학교때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물건이기에 에바에 느끼는 감감성은 좀 남다르게 느껴진다.

1996년 이후 참 여러가지 말도 말고 탈도 많고 리부팅 까지 했던 그 에반게리온, 사골게리온이라고 불리는 이 만화의 최종장이라는 편이 2021년 나왔고, 어찌하다 보니 이제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여러가지로 실망이다. 아무리 신극장판 이라고 해서 캐릭터들 성격이 바뀌었다고 해도, 주인공들의 캐릭터 자체가 붕괴되었다고 느껴지는 장면들, 뜬금없는 커플링들. 거기다가 복잡한 레벨들을 추가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End of Evagelion(EOE)와 본질적인 이야기와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이정도라면 신극장판 이런걸 다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물론, 신지라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바뀜으로 내용이 바뀌었다고 볼수도 있고, 개별 캐릭터들의 행동은 바뀌었지만 결국 인류보완계획과 그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바뀐건 아니다. 여전히 액션씬은 대단하지만, 결론이 눈에 보이니 긴장감이 굉장히 떨어진다.

본질적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고 하나, 나기사 카오루의 루프는 어찌보면 가장 많이 변경된, 혹은 추가된 설정일 것인데, 이 설정으로 인해 어찌보면, 에바는 또다시 끊임없지 만들어 질 수도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엑스맨 데오퓨로 인해 엑스맨이 얼마든지 리부팅 될수 있을꺼 같은 느낌. 루프물의 관점에서 바라볼때, 최종 엔딩은 많은 루프물의 클리쉐 – 중요한 무언가를 지키거나 가지기 위해서 루프를 계속하나 결국 루프를 끊기 위해선 그것을 버려야 하는 – 에 가까워 보인다. 생각나는 작품이라고 하면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통칭 마마마), 루퍼스, 나비효과, 슈타인즈게이트(성격이 좀 다르지만),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모든 세상을 기억하는 하나의 존재) 등등.

이미 사골이 되버린 에바이기에 느끼는 감성일수도 있다. 매트릭스와 마찬가지로 20세기말의 그 새로웠던 이야기는 이제 더이상 새롭지가 않고, 화려한 껍데기만 남아버렸나보다.

밀리는 일들

운동일지도 일도, 집안일도. 자꾸 밀린일이 늘어만 간다. 바로바로 해버리면 괜찮지만 자꾸 놓아두면서 흘러만 가게 된다. 게으름, 귀찮음과의 싸움. 더해서 에너지의 부족. 우울감과의 싸움은 날이 갈수록 힘에 부쳐지는 느낌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되서 꼬여버린 일도 하나의 원인인거 같기도 하다.

에바의 마지막을 보았다. 꽤 실망이다.

5월의 시작

5월이 시작되었다.

뭘 어떻게 한것인지도 모르게 벌써 4개월이 지났다. 그마나 조금씩 다이어트가 진행되니깐 다행인가.

나머지 부분들은 영 시원찮다.

회사의 일들을 꼬이고 진행이 잘 안되고, 금전적인 부분들도 진행이 막혀 있다. 올해는 계속 이러려나. 5월에는 뭐든 정리가 좀 되었음 좋겠다.

‘그대가조국’을 후원했다. 시사회권을 보내준다지만 보러갈수 있을려나 모르겠네.

에단 호크의 실종

어드벤처

게임장르쪽에서 어드벤처는 상당히 고전적인 장르이다. 루카스아츠가 게임을 발매할때마다 탑을 찍던 영광의 시대도 있었지만, 그랬던 3인칭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은 이제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선호받지는 않고 신작도 거의 발매되지 않고 있다.

어릴때 재밋게 했던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 게임 LOOM. 지금하라고 하면 잘 할수 있을까?

게임계의 주류가 FPS나 TPS스타일로 넘어감에 따라 1인칭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은 그래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나름 좋은 평을 얻는 경우가 있다. 이런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전투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적고, 넓은 지역을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스토리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이런 어드벤처 장르를 ‘Walking simulator’ 로 따로 장르가 분류되고 있다. 물론 요즘 게임계에서 장르를 나눈다는게 그리 쉽지는 않은 편이라 이게? 라고 생각되는 게임들도 워킹시뮬레이터 장르에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편하게 걸어다니는 기분으로 전투없이 하는 1인칭 어드벤처 장르가 워킹시뮬레이터라고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워킹시뮬레이터 장르에 들어가는 게임들을 보면 요즘 얘기하는 힐링게임이 그냥 들어가 있는 느낌도 있고..

워킹시뮬레이터라고 불리는 게임중 하나인 Everybody gone to the rapture. 사람이 거의 나오지 않고 아름다운 풍광이 잘 표현되어 있다.

‘에단 카터의 실종(The Vanishing of Ethan Carter)’은 그런 장르의 게임중 꽤 고평가를 받던 게임이고, 언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게임이다. 작년 에픽게임즈에서 공짜로 풀려서 해보게 되었다. 대부분 이런 게임류는 플레이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없었다.

스토리

게임의 시작은 폴 프로스페로 라는 오컬트 탐정 – 명확한 능력이 얘기되지는 않는다 – 이 에단카터의 편지를 받고 터널을 지나 마을에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1인칭 시점이라서 탐정의 얼굴을 볼수는 없고, 지속되는 탐정의 독백을 보면서 이야기를 추리해 나가야 한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마을. 여기저기 있는 함정. 그리고 모든것이 마지막이라는 염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탐정의 독백은 뭔가 불길한 냄새를 풍긴다.

시스템

기본은 주인공인 탐정의 능력을 사용해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전에 했었던 비슷한 게임들인,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나, 에디스 핀치의 유산과 꽤 비슷하다. 등장하는 인물이 없기에 풍광의 묘사에 힘을 써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눈 것도 비슷하다. 문제점은 게임 자체의 튜토리얼이 너무나 부족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탐정이 단서에 접근하면 그것을 조사할 수 있고, 빙글빙글 도는 단어를 하나로 만들면 탐정의 능력인 사이코매트리가 작동해서 다른 단서를 찾고, 모든 단서를 찾으면 과거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순서를 맞추면 영상이 나오는 방식이다. 처음에 글자로 단서를 맞추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거기서 나온 단서의 아이템을 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하는 방식을 알지못해서 꽤 오랫동안 헤메어야 했다. 어찌보면 짧은 플레이 타임을 조금이나마 늘이기 위한 방식이였는지도 모른다. UX라는 점에서, 작은 규모의 어드벤처 게임이기에 용납 가능했지, 대형 게임사였으면 거하게 까였을것이다.

이야기의 끝

에단 카터에게,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쫓다보면 이야기의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그 끝의 성격이 어찌되었건 열려있는 결말도 아닌 명확한 결말은 맘에든다. 어찌보면 고전적인, 어찌보면 고민없는 결말이긴 하지만.

결론

초반의 시스템이해의 어려움이 없었다면 꽤 괜찮은 게임이다. 다른 비슷한 워킹시뮬레이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배경에 힘을 쏟았고, 그 배경을 즐기면서 관광하는 기분으로 돌아다닐수 있다. 물론, 거기에 비해 전체 내용은 어둡고 어둡지만. 어드벤처 게임과 약간의 스릴러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게는 추천한다.

게임내내 얼굴을 알수 없었던 탐정님은 이렇게 생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