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쟁의 무의미함과 잡지찾기

무의미한 논쟁들..

인터넷에서는 항상 수많은 논쟁들이 일어난다. 거기에 휘말리거나 의견을 제시하면서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일들도 자주 일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점점 과격해져 가는 인터넷을 바라보면서 정말 아무런의미도 득도 없는 에너지 소비만 하게 되는 논쟁에 참여하지 않고자 하는데도 어느새 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반성하게 된다. 오늘도 또 그런 논쟁에 참여하고 후회했다.

항상 어떤 사람과 논쟁에 해당하는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순간 나는 도데체 누구와 얘기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혼란을 느낄때가 있다. 상대는 나를 보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는 자신이 만들어낸 어떤 가공의 공격대상 – 물론 그 공격대상은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 행동의 집성체다 – 을 만들고, 내가 하지도 않은 말고 행동과 생각을 한다고 공격한다. 이미 상대방이 어떠한 존재라고 판단을 내리고 하지도 않은 말과 행동까지도 규정하고 있기에 상대를 공격하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고 상대방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다. 그러다 보면 결국 논쟁은 내용없는 비이냥외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정말 큰 에너지 낭비다. 이런일들은 인터넷의 많은 사람들이 흑백으로 타인을 재단하고 싸우고 있는데에 기반하는거 같다. 예전의 도킨주 주의자들과 얘기를 할때 느낀, 자신들의 말에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는 순간 상대를 근본주의적 종교인으로 재단하고 공격당할때의 느낌. 더이상 소통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무슨 대화를 해야 할까. 적어도 만나서 얘기하면 다를텐데. 오늘도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한것을 반성하며 자기 수양을 더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사회의 현실을 느끼며

둘째 아이의 숙제로 여러가지 잡지 사진들을 가져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잡지를 사러 동네 서점을 찾아갔다. 가는 길에 동네 공원을 보니 벌써 물놀이 분수가 시작되었다. 아직은 좀 춥지 않을까 하는데. 동네 서점은 그렇게 작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중고등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라이트노블 이나 만화책 위주로 팔리는 느낌이였다. 바깥에 붙어있는 BL취향의 포스터에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며 들어가서 잡지를 골랐다. 필요한건 여러가지 나이와 여러가지 인종의 사진이 있는 잡지인데… 어느 잡지를 보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게 문제였다. 젊은 남성과 여성은 쉽게 볼수 있었지만, 나이가 든 사람과 아이의 사진을 찾는게 쉽지 않았다. 패션잡지는 당연한걸까. 우리나라의 주부들이 많이 본다는 여성지조차 아이들의 사진은 없었다. 서점의 위치 때문인지 육아관련 잡지는 없었고 – 실제 많지도 않은듯 하지만 – 아이들 모델이 있는 잡지가 하나 있어서 간신히 샀다. 너무 과도하게 하는 생각일수도 있지만, 이게 한국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겉으로 보이는 젊음과 아름다운 모델들만 보고 싶어하는 세상. 노인들, 자신들이 돌봐야하는 아이들은 그 환타지 속에 들어오지 못한다. 꾸며져 있고 가공된 사람들만 가득한 잡지들. 이게 정말로 극대화된 사회가 한국이 아닐까. 아이숙제를 위한 잡지를 사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가동하고 있는 동네분수. 이제 곧 자주오게 되겠지

론스타 사태에 대한 이해

자주 보는 채널인 언더스탠딩에서 론스타 사태에 대한 정리를 해줬다.

론스타-외환은행 매각 사건에서 사람들이 크게 문제를 제기하는건, 첫째로 외환은행은 매각할 사태가 아니였는데 매각했다는것과, 론스타는 은행을 사면 안되는 ‘비금융주력자’인데도 허가를 해 주었다는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러한 일들이 큰 이권에 의한 부패한 권력층이 일으킨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론스타가 제기를 한 문제는 국내에서 제기되는 저 문제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이 HSBC에 5조9천억원에 매각을 하려 했는데 한국정부의 방해로 최종적으로 하나은행에 3조9천억원에 팔았으니 한국 정부에서 그 배상을 하라는 요청이다. 단순 계산만 하면 2조에 달하는 금액인데, 론스타는 이런 저런 비용을 더해서 6조라는 비용을 청구했다.

최종적으로 한국배상 2800억이 나온 상항

론스타가 원래 HSBC에 5조 9천억원에 매각을 하려 했으나 한국정부가 승인을 해주지 않아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승소. 그 이후 하나은행에 4조4천억원에 1차 계약을 하고 그 이후 정부의 강제매각으로 3조9천억원에 팔았다는건, 정부의 압박이 인정되었으나, 그 강제매각이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가조작을 해서(유죄나옴) 그 책임도 있으니 깎아서 2800억만 인정해 주겠다. 가 재판의 결론이라고 한다.

정부에 우호적인 보수쪽에서는 6조->2800억 이니 엄청난 선방이다! 하며 칭송하는중이고.. 반대로 진보쪽에서는 무슨 재판에서 일부 승소면 일부 패소나 같은 말이지 뭐가 승소냐! 이러는 중인데, 사실 10년에 가까운 소송이라는게 한 정부에 귀속되는것도 아닌 마당에 양측에서 이런 주장을 벌이는건, 이 결과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와서 마치 자신이 엄청난 일을 한것같은 뉘양스로(누군가의 표현에 따르면 슈퍼맨이라도 된듯이) 발표를 하고 이의재기를 해서 승소를 할꺼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왜 저렇게 나서서 잘한것처럼 저러나 하는 이유를 보니, 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가조작 유죄를 자기가 만들었고, 그래서 이 만큼 이긴건 다 나때문이다를 엄청 어필하고 싶은게 이유가 아닌가 한다. 근래에 억눌려 있던게 터져나가는듯 해 보이기도 하고. 이의제기를 자신감 있게 하는건 진짜 자신이 있는지는 애매하다. 어차피 소송은 본인이 그 자리에 있을때 끝나지도 않을것이니.

개인적으로 론스타 문제에 대해서 거대자본과 권력이 결탁한 사건이라고 어렴풋이 생각을 해 왔는데 정리된 이야기를 보면 꼭 그렇게만 볼 사건은 아닌, 참 많은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런 이야기들이 정치적으로 승화되면서 실체적인 진실은 사라져버린 근래의 사건들이 오버랩된다.

 

한국의 출산정책의 방향..?(feat 손에잡히는경제)

즐겨 듣는 방송중에 하나로 mbc의 ‘손에잡히는경제’가 있다. 예전부터 진행자가 많이 바뀌었지만, 이진우 기자가 한 이후로는 꽤 오랫동안 진행자가 바뀌지 않는다. 2011년 부터 했다고 하니 그 엄혹한 시대 였다고 불리는 동안에도 꾸준히 했다는 얘기다.

여하튼 라이브로 듣는 일은 없고 주로 팟캐스트로 다시 듣기를 하는데, 이번 주말 방송에 흥미로운 얘기가 나와서 올려본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2019년 02월 10일(일)
"자동차는 한때 대기오염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낮은 출산율 대책? 동아시아 퍼즐을 풀어야.."
http://www.podbbang.com/ch/75?e=22849348

이 방송의 주제 두번째, ‘낮은 출산율 대책’ 가 그 부분인데… 요약을 하면,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을 정도로 위험하다. 하지만, 결혼을 한 사람들의 출산율을 2를 넘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결국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으니 출산율의 문제는 결혼을 안하는 것이라는 점. 딩크족이라고 언론에는 꽤 나오지만 데이터를 보면 딩크족을 선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얘기다. 눈을 돌려 서구권을 보면, 여기도 역시 결혼을 잘 안한는데, 반대로 결혼을 안하고 애기를 낳는 경우가 많아서 결혼과 출산율의 상관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동양권의 사람들은 서양에 가서도 결혼을 해야 애기를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부분의 차이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한다. 결국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추진하려고 하는 미혼자의 출산지원은 출산율 상승에 그다지 좋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방송에서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과, 아니면 미국 처럼 이민자들을 많이 받아서 출산율을 올리는 방법(미국의 높은 출산율의 대부분은 가난한 히스페닉이라고 한다.)이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 마친다.

이 얘기를 볼때, 출산율을 올리려면 사람들을 결혼을 많이 하게 하는 쪽으로 정책을 잡아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건 우리 사회 하는 결혼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 아닌 가족과 가족의 결합. 그 위에 부과되는 너무 많은 의무. 시대가 너무나 빠르게 바뀌는 바람에 남아 있는 전근대적 전통들과 그런 전통이 맘에 들지 않는 젊은 세대. 단지 정책으로 바꿀수 있는 부분보다 더 뿌리깊어 보이는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꿔나갈수 있을지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