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게임장르쪽에서 어드벤처는 상당히 고전적인 장르이다. 루카스아츠가 게임을 발매할때마다 탑을 찍던 영광의 시대도 있었지만, 그랬던 3인칭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은 이제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선호받지는 않고 신작도 거의 발매되지 않고 있다.
게임계의 주류가 FPS나 TPS스타일로 넘어감에 따라 1인칭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은 그래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나름 좋은 평을 얻는 경우가 있다. 이런 어드벤처 게임의 경우 전투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적고, 넓은 지역을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스토리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이런 어드벤처 장르를 ‘Walking simulator’ 로 따로 장르가 분류되고 있다. 물론 요즘 게임계에서 장르를 나눈다는게 그리 쉽지는 않은 편이라 이게? 라고 생각되는 게임들도 워킹시뮬레이터 장르에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편하게 걸어다니는 기분으로 전투없이 하는 1인칭 어드벤처 장르가 워킹시뮬레이터라고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워킹시뮬레이터 장르에 들어가는 게임들을 보면 요즘 얘기하는 힐링게임이 그냥 들어가 있는 느낌도 있고..
‘에단 카터의 실종(The Vanishing of Ethan Carter)’은 그런 장르의 게임중 꽤 고평가를 받던 게임이고, 언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게임이다. 작년 에픽게임즈에서 공짜로 풀려서 해보게 되었다. 대부분 이런 게임류는 플레이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없었다.
스토리
게임의 시작은 폴 프로스페로 라는 오컬트 탐정 – 명확한 능력이 얘기되지는 않는다 – 이 에단카터의 편지를 받고 터널을 지나 마을에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1인칭 시점이라서 탐정의 얼굴을 볼수는 없고, 지속되는 탐정의 독백을 보면서 이야기를 추리해 나가야 한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마을. 여기저기 있는 함정. 그리고 모든것이 마지막이라는 염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탐정의 독백은 뭔가 불길한 냄새를 풍긴다.
시스템
기본은 주인공인 탐정의 능력을 사용해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전에 했었던 비슷한 게임들인,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나, 에디스 핀치의 유산과 꽤 비슷하다. 등장하는 인물이 없기에 풍광의 묘사에 힘을 써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눈 것도 비슷하다. 문제점은 게임 자체의 튜토리얼이 너무나 부족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탐정이 단서에 접근하면 그것을 조사할 수 있고, 빙글빙글 도는 단어를 하나로 만들면 탐정의 능력인 사이코매트리가 작동해서 다른 단서를 찾고, 모든 단서를 찾으면 과거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순서를 맞추면 영상이 나오는 방식이다. 처음에 글자로 단서를 맞추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거기서 나온 단서의 아이템을 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하는 방식을 알지못해서 꽤 오랫동안 헤메어야 했다. 어찌보면 짧은 플레이 타임을 조금이나마 늘이기 위한 방식이였는지도 모른다. UX라는 점에서, 작은 규모의 어드벤처 게임이기에 용납 가능했지, 대형 게임사였으면 거하게 까였을것이다.
이야기의 끝
에단 카터에게,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쫓다보면 이야기의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그 끝의 성격이 어찌되었건 열려있는 결말도 아닌 명확한 결말은 맘에든다. 어찌보면 고전적인, 어찌보면 고민없는 결말이긴 하지만.
결론
초반의 시스템이해의 어려움이 없었다면 꽤 괜찮은 게임이다. 다른 비슷한 워킹시뮬레이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배경에 힘을 쏟았고, 그 배경을 즐기면서 관광하는 기분으로 돌아다닐수 있다. 물론, 거기에 비해 전체 내용은 어둡고 어둡지만. 어드벤처 게임과 약간의 스릴러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게는 추천한다.